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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전시/벨벳 언더그라운드] 음악의 고흐를 감상하다 – 전시 ‘The Velvet underground’


앤디 워홀의 바나나가 그려진 앨범 자켓. 이 앨범의 가수가 누구인지 앨범 속에는 어떤 곡이 수록되어 있는지는 모르지만 앨범의 자켓 사진은 시간이 한참 흐른 지금도 익숙한 이미지로 남아 있습니다. 이 앨범의 주인공은 도대체 누구이길래 미국 팝아트의 선구자 앤디 워홀의 그림을 앨범을 자켓으로 사용할 수 있었을까요? 그 주인공은 바로 앤디 워홀로 주목 받았지만 이제는 락앤롤 명예의 전당에 오른 그룹 '벨벳 언더그라운드(The Velvet underground)' 입니다. 이제는 전설로 남은 그룹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회고 전시를 지금 파리에서 만나 보세요. 

 

■ 파리의 랜드마크에서 만나는 전설 '벨벳 언더그라운드'

  


프랑스 최고의 건축가로 여겨지는 장 누벨(Jean Nouvel)이 설계한 필 하모니 콘서트 홀(Philharmonie de Paris). 이곳은 파리의 대표적인 공원인 라 빌레트 공원(La Parc de la Villette)과 맞닿아 있어 시민들이 음악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통로가 되었는데요.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만이 흐를 것 같은 이곳에서 흘러 나오는 강렬한 락앤롤의 멜로디가 귀를 자극합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잘 다려진 셔츠가 아닌 강한 이미지로 장식된 티셔츠를 입고 건물을 향하는데요. 바로 이 곳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벨벳 언더그라운드(The Velvet underground)’를 감상하기 위해서입니다. 


■ 음악계의 고흐로 불리는 그룹, '벨벳 언더그라운드'를 다시 만나다!

  


전문 콘서트 홀 뿐만 아니라 전시장과 교육을 위한 아뜰리에 등 다양한 공간을 가지고 있는 필하모니 콘서트 홀. 이곳에서 뜨거운 여름을 위해 선택한 전시는 바로 '음악계의 고흐'라 불리는 벨벳 언더그라운드를 다룬 전시인데요. 총 앨범 4장, 전설이라고 하기엔 너무 적은 앨범을 발표한 그들인데요. 이러한 별칭을 가지게 된 이유는 고흐처럼 생전 음악 활동을 할 당시에는 주목을 받지 못하다 그들이 음악계를 떠난 후에 비로소 인정을 받게 됐기 때문이죠.



벨벳 언더그라운드가 음악 활동을 했을 당시 그들의 천재적인 역량을 알아 본 앤디 워홀은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해 밴드를 알리기 위해 애를 썼는데요. 하지만 그들은 오히려 앤디 워홀의 명성에 가려 그 음악성을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시대를 앞서 갔던 이 뮤지션들은 세월이 한참 흐르고 나서야 그 천재성이 재평가 되기 시작했는데요. 얼마 전 세상을 떠난 데이빗 보위(David Robert Hayward Jones)나 브라이언 이노(Brian Peter George Eno)도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뮤지션에 의해 그 이름이 거론되면서 그들의 음악이 세상의 빛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어둡고 강렬한 사운드 그리고 유쾌하고 풍자적인 음악과 그들을 담은 이미지와 영상이 가득한 전시와의 만남은 청각과 시작적인 면을 동시에 만족시켜 그들이 활동했던 60년대 뉴욕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들게 하는데요. 개별적으로 제공되는 헤드폰을 통해 그들의 음악을 개인적으로 감상할 수 있고 음악을 누워서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은 마치 한 여름의 피서지처럼 시원하게 느껴집니다.



귀를 강렬히 자극하는 사운드는 무더운 여름의 차가운 얼음 깨지는 소리를 듣는 듯 가슴 속을 시원하게 만들어 주는데요. 즐거운 여름날 넓은 전시장 공간만큼이나 잘 기획된 전시는 그 내용만으로도 전시를 찾은 사람들에게 시원함을 제공하기 충분해 보입니다. 이제 더 이상 바나나를 그린 앤디 워홀의 자켓 사진이 아닌 그들의 음악을 먼저 떠올리게 만드는 그들의 전시 '벨벳 언더그라운드'. 기억하기 위함이 아닌 새로운 발견을 위한 그들의 전시는 파리의 여름과 60년대 뉴욕의 밤을 연결하고 있습니다. 



- 파리 통신원 임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