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깐느영화제가 올해로 66회를 맞이했습니다. 5월이면 어김없이 세계 유수의 감독들과 필름들이 한자리에 모여 경합을 벌인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이슈를 낳는데요. 꼭 깐느영화제가 아니더라도 프랑스는 일 년 내내 영화라는 테마로 바쁘게 움직입니다.


영화제에 특별함을 부여하다


프랑스의 각 도시마다 기획되고 있는 영화제 일정을 보면 이들이 얼마나 영화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지는지 알 수 있습니다. 현재 프랑스에서는 각기 다른 성격의 총 9개의 영화제가 연중 진행되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특별하게 장르영화만을 택하여 진행하는 영화제가 있으니, 바로 매년 4월 열리는 본 스릴러 국제 영화제와 1월에 열리는 제라르메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가 그것입니다.
 

[신세계, 2012]

본 스릴러 국제 영화제에서는 ‘스릴러’, 제라르메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는 ‘공포’와 ‘판타지’라는 장르로 진행됩니다. 특별한 장르의 영화만을 모아놓았기 때문에 마니아들은 물론 한 장르 안의 다양한 컨셉의 영화를 한눈에 볼 수 있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2013년 본 스릴러 영화제에서는 국내 영화 <신세계>가 심사위원 상을 수상한 바가 있기도 합니다.


장르영화 말고도 단편 영화만을 택하는 국제 영화제도 있습니다. 바로 ‘끌레로몽 페랑 단편 영화제’인데요. 끌레로몽 페랑이라는 도시에는 많은 대학이 자리해있어 젊은 관객이 많다는 점과, 예술적 향유가 높은 만큼 즉시 TV 매체 등으로 도입하여 공급시킬 만큼의 상업성도 함께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특징 때문인지 끌레로몽 페랑 단편 영화제는 국제 단편영화제 속 깐느영화제라 불리우기도 합니다.


아시아를 유럽 속으로


프랑스는 대표적인 유럽문화권의 상징적 나라로 거론되는 만큼 영화분야에서도 대표성을 띠는데요. 유럽의 문화를 집약하고 있는 만큼 배타성을 버리고 수용적으로 다른 문화들을 대하는 태도 역시 요구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세계적 요구를 반영하여 아시아 영화를 전반에 내세우는 영화제 역시 곳곳에서 펄쳐지고 있습니다.


2월에 열리는 ‘브졸 국제 아시아영화제’와 3월에 열리는 ‘도빌 아시아영화제’, 그리고 11월에 열리는 ‘낭뜨 3대륙 영화제’는 프랑스에서 아시아와 기타 3대륙의 영화를 소개하는 특색 있는 영화제입니다. 특히 도빌 아시아영화제는 유럽권에서 유일하게 아시아 영화만을 모아 경쟁하는 국제 영화제로 그 의미가 남다른데요. 우리나라의 영화 중 이명세 감독의 <인정사정 볼 것 없다>와 박찬욱 감독의 <공동경비구역 JSA>가 출품되어 대상을 비롯한 각각 남우주연상, 인기상, 촬영상을 수상하며 한국영화를 본격적으로 유럽에 알리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유럽을 제외한 다른 문화권의 영화를 다루는 영화제 중에서는 11월에 진행되는 낭뜨 3대륙 영화제가 있습니다. 이 영화제는 프랑스에서 개봉하지 않은 중남미와 아프리카, 아시아 3대륙의 영화들을 소개하는 것이 목적인데요. 영화의 비주류로 분류되곤 하는 3대륙의 영화들을 모아 소개하고 공유하는 것은 낭뜨 영화제가 가지는 중요한 정체성이자, 더 나아가서 프랑스 영화가 지향하는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랑스의 다양한 영화제들은 각각 자신들의 도시이름을 내세우며 화려하게 또는 소박하게 영화제를 펼치는데요. 도시마다 특색이 있겠지만, 대부분 뛰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해변이나 휴양도시에서 진행한다는 점 역시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여유롭고 한가로운 곳에서 영화 자체를 축제로서 즐기는 것 역시 프랑스 영화제가 가지는 하나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영화를 진정으로 아끼고 즐기는 마음가짐은 현재 프랑스 영화제의 명성이 존재하게 하는 이유이자, 프랑스 영화의 가장 큰 경쟁력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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