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이라고 생각을 하면 보통 오래된 고전 소설을 먼저 들춰보곤 하지만, 현대 소설에도 전설이라 칭해지며 많은 독자들과 문단으로부터 극찬을 받는 작품들이 있습니다. 프랑수아즈 사강의 ‘슬픔이여 안녕’은 프랑스 명작 소설 중 하나로 꼽히는 작품으로 세계 젊은이들로부터 열광적인 인기를 끎과 동시에 영화 등으로 새롭게 각색된 작품인데요. 프랑수아즈 사강의 데뷔작이자 현대 소설의 전설 ‘슬픔이여 안녕’을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슬픔이라는 아름다운 단어



소설 '슬픔이여 안녕'의 전체적인 배경은 주인공 세실과 그의 아버지 레몽, 그리고 아버지의 새 부인이자 친어머니의 친구였던 안느를 중심으로 이뤄집니다. 세실은 대학시험에서 떨어진 후 아버지와 함께 지중해에 있는 별장에 여행을 떠나게 되는데요. 젊고 전도유망한 남성인 아버지 주변에는 늘 여성이 넘쳐났지만, 대부분 댄서나 바에 출입하는 여성들 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가 데려온 한 여성에게서 세실은 평소 아버지의 애인이라는 이름으로 집에 드나드는 여자들에게서는 느끼지 못했던 이지적인 이미지의 안느라는 여성을 만나게 됩니다. 지적이고 세련된 모습의 안느에게서 세실은 왠지 모를 동경을 느끼지만, 이질적이고 낯선 느낌을 함께 받으며 거리를 두게 됩니다.


이 후 아버지와의 결혼을 약속한 안느는 세실의 일상과 연애사에 간섭하기에 이르고, 이를 참지 못하는 세실은 아버지와 안느의 사이를 떼어놓으려고 마음먹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세실은 아버지와 안느의 사이를 떼어 놓는 것에 성공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녀의 짓궂은 계책으로 인해 안느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기에 이릅니다. 이에 세실은 큰 충격을 받음과 동시에 후회속에서 슬픔이라는 것의 아픔을 진정으로 느끼게 되는데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슬픔이라는 감정을 진심으로 이해하며 감정적 성숙의 단계에 이르게 되고 소설은 마무리됩니다.

소설의 제목인 ‘슬픔이여 안녕’에서의 안녕 역시 이별을 고하는 안녕이 아닌 환영하고 받아들이며 마주하는 의미의 안녕으로 원어 제목에서는 ‘Bonjour’라고 표기가 되어 있습니다. 감각적 유희와 숱한 감정이 무뎌지고 흘러가버리지만 안느라는 여성을 추억하고 기억하며 그녀를 통해 느끼게 되는 슬픔이라는 감정이 얼마나 고귀한지를 보여주는 소설입니다.


프랑스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소설책



소르본 대학 시험에서 낙방한 후 단 6주 만에 썼다는 프랑수아즈 사강의 '슬픔이여 안녕'은 그녀 나이 불과 19세에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당시 고차원적인 문학성에 비해 어설픈듯한 구성으로 인해 표절 혹은 대필작가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문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그럼에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프랑수아즈 사강이라는 한 여인을 프랑스 최고 베스트 셀러 작가로 올려놓으며 당시 프랑스 문단에 큰 충격을 안겨줍니다. 현재까지도 그녀의 작품은 프랑스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소설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프랑수아즈 사강의 슬픔이여 안녕이 출간된 시기는 1954년,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경제와 정치, 그리고 모두의 일상을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해 모두가 혈안이 되어있던 산업화 시대의 초입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소비와 생산을 중심으로 돌아가던 시대 풍조 속에서 삶에 대한 진정한 가치와 시대 속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끌어안고 있던 청춘들에게 그녀의 소설은 하나의 돌파구 역할이 되었던 것입니다.


반항적이고 당돌한, 그리고 발칙한 상상력으로 보수적인 사회에 대한 강인한 자신감을 가진 그녀의 소설은 세계의 모든 젊은이들에게 있어서 기존의 소설에서는 만나볼 수 없는 파격적인 인상을 남깁니다. 어린 작가의 치기 어린 소설이라며 보수적인 문단에서는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기도 했지만, 독자들은 이 소설에 열광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대학 시험 낙방의 충격과 실의 속에서 단 6주의 시간을 거쳐 세상에 툭 던져놓듯 발표한 그녀의 처녀작. 프랑수아즈 사강은 자신의 소설이 이러한 영향력을 미칠 거라는 것을 예상했을까요?


프랑수아즈 사강은 그녀의 소설 속 주인공처럼 발칙하고 모험적이고 저돌적인 인생을 살았습니다. 스피드를 즐기던 탓에 잦았던 교통사고, 도박과 폭음, 신경쇠약으로 인한 정신병원 입원, 결혼과 이혼, 마약 중독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원하는 거라면 망설이지 않고 달려들곤 했습니다. 그녀는 마약 복용 혐의로 법정에 섰을 때에도 “나는 나를 파멸시킬 권리가 있다”는 유명한 말을 남겨 많은 큰 파문을 일으켰는데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녀의 그 한마디는 가장 프랑수아즈 사강 다운 말이었습니다. 2004년 숨을 거두기 전 그녀는 유언으로 “진정 후회 없는 신 나는 인생을 즐겼다”는 유언을 남기기도 했기 때문이죠. 그녀의 수많은 명작들은 그녀의 굴곡지고 반항적인 인생을 대변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