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워홀의 바나나가 그려진 앨범 자켓. 이 앨범의 가수가 누구인지 앨범 속에는 어떤 곡이 수록되어 있는지는 모르지만 앨범의 자켓 사진은 시간이 한참 흐른 지금도 익숙한 이미지로 남아 있습니다. 이 앨범의 주인공은 도대체 누구이길래 미국 팝아트의 선구자 앤디 워홀의 그림을 앨범을 자켓으로 사용할 수 있었을까요? 그 주인공은 바로 앤디 워홀로 주목 받았지만 이제는 락앤롤 명예의 전당에 오른 그룹 '벨벳 언더그라운드(The Velvet underground)' 입니다. 이제는 전설로 남은 그룹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회고 전시를 지금 파리에서 만나 보세요. 

 

■ 파리의 랜드마크에서 만나는 전설 '벨벳 언더그라운드'

  


프랑스 최고의 건축가로 여겨지는 장 누벨(Jean Nouvel)이 설계한 필 하모니 콘서트 홀(Philharmonie de Paris). 이곳은 파리의 대표적인 공원인 라 빌레트 공원(La Parc de la Villette)과 맞닿아 있어 시민들이 음악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통로가 되었는데요.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만이 흐를 것 같은 이곳에서 흘러 나오는 강렬한 락앤롤의 멜로디가 귀를 자극합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잘 다려진 셔츠가 아닌 강한 이미지로 장식된 티셔츠를 입고 건물을 향하는데요. 바로 이 곳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벨벳 언더그라운드(The Velvet underground)’를 감상하기 위해서입니다. 


■ 음악계의 고흐로 불리는 그룹, '벨벳 언더그라운드'를 다시 만나다!

  


전문 콘서트 홀 뿐만 아니라 전시장과 교육을 위한 아뜰리에 등 다양한 공간을 가지고 있는 필하모니 콘서트 홀. 이곳에서 뜨거운 여름을 위해 선택한 전시는 바로 '음악계의 고흐'라 불리는 벨벳 언더그라운드를 다룬 전시인데요. 총 앨범 4장, 전설이라고 하기엔 너무 적은 앨범을 발표한 그들인데요. 이러한 별칭을 가지게 된 이유는 고흐처럼 생전 음악 활동을 할 당시에는 주목을 받지 못하다 그들이 음악계를 떠난 후에 비로소 인정을 받게 됐기 때문이죠.



벨벳 언더그라운드가 음악 활동을 했을 당시 그들의 천재적인 역량을 알아 본 앤디 워홀은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해 밴드를 알리기 위해 애를 썼는데요. 하지만 그들은 오히려 앤디 워홀의 명성에 가려 그 음악성을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시대를 앞서 갔던 이 뮤지션들은 세월이 한참 흐르고 나서야 그 천재성이 재평가 되기 시작했는데요. 얼마 전 세상을 떠난 데이빗 보위(David Robert Hayward Jones)나 브라이언 이노(Brian Peter George Eno)도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뮤지션에 의해 그 이름이 거론되면서 그들의 음악이 세상의 빛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어둡고 강렬한 사운드 그리고 유쾌하고 풍자적인 음악과 그들을 담은 이미지와 영상이 가득한 전시와의 만남은 청각과 시작적인 면을 동시에 만족시켜 그들이 활동했던 60년대 뉴욕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들게 하는데요. 개별적으로 제공되는 헤드폰을 통해 그들의 음악을 개인적으로 감상할 수 있고 음악을 누워서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은 마치 한 여름의 피서지처럼 시원하게 느껴집니다.



귀를 강렬히 자극하는 사운드는 무더운 여름의 차가운 얼음 깨지는 소리를 듣는 듯 가슴 속을 시원하게 만들어 주는데요. 즐거운 여름날 넓은 전시장 공간만큼이나 잘 기획된 전시는 그 내용만으로도 전시를 찾은 사람들에게 시원함을 제공하기 충분해 보입니다. 이제 더 이상 바나나를 그린 앤디 워홀의 자켓 사진이 아닌 그들의 음악을 먼저 떠올리게 만드는 그들의 전시 '벨벳 언더그라운드'. 기억하기 위함이 아닌 새로운 발견을 위한 그들의 전시는 파리의 여름과 60년대 뉴욕의 밤을 연결하고 있습니다. 



- 파리 통신원 임현정





수 많은 꽃들의 향기가 어지러울 만큼 후각을 자극하고, 풍성한 과일이 달려있는 나무가 공간을 에워싼 곳. 수로를 따라 물은 끊임없이 흐르며 그 안에 숨어있는 새들이 지저귀며 귓가를 간지럽힙니다. 우리가 상상하는 ‘낙원’이 있다면 바로 이런 곳일까요?

 

■ 오리엔트 정원을 만나는 전시 'jardin d'orient(동방의 정원)'

  


꽃이 피는 계절에 만들어진 파라다이스. 지금 아랍 세계연구소(Institut du monde arabe)에서는 'Jardin d'orient(동방의 정원)'이란 전시가 사람들에게 이국적인 봄을 선사해주고 있습니다. 낙원을 꿈꾸며 그 곳을 가장 자신과 가까운 곳에 만든 '동방의 정원'. 그 아름답고 비밀스런 공간을 지금 파리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하늘과 땅 사이에 존재하는 정원인 고대 바빌론의 공중정원부터 스페인 알람브라 궁전의 정원, 그리고 현대의 카이로의 데사이 정원까지 우리는 흔히 이 정원들에 대해서 들어왔지만 사실 그 정원의 신비함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합니다. 이번 전시는 이렇듯 이미 알고 있거나 또는 쉽게 접하지 못했던 오리엔트 정원의 역사와 특징 그리고 그 아름다움을 모두 느껴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여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또한 정원이 주는 '휴식'을 느껴볼 수 있도록 구성되었습니다.

 

■ 파리 도심에서 만나는 파라다이스

  



좌, 우 그리고 위, 아래 완벽한 대칭과 과학적인 설계로 정원에 끊임없이 물이 흐르는 것이 특징인 오리엔탈 정원. 흔히 이 정원을 '닫힌 정원'이라고 표현하는데 이것은 바로 우리가 이야기하는 '파라다이스'의 단어의 어원이기도 하답니다. 


고대 페르시어 pairidaēza. 원뜻은 '주위를(pairi) 둘러쌌다(daeža)'로 공간이 둘러 싸여져 지켜지고 그 안에는 물과 음식물이 충분한 곳을 그들은 '낙원'의 조건으로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곳을 비유적으로 형성해놓은 곳이 바로 그들의 정원 '동방의 정원'인 것입니다. 




대칭이 맞추어지고 인공적으로 물이 흐르는 정원. 그 틀은 매우 계획적이지만 아니러니 하게도 그 모습은 매우 자연적입니다. 그 이유 때문에 오늘날 대도시들은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해 이 ‘정원’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도시 속 자연을 꿈꾸는 현대시대에 우리가 바라는 공간의 모습은 어쩌면 고대의 이 정원에서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 파리 통신원 임현정




기원 전부터 존재한 도시, 파리. 중세부터 지금까지 길고 긴 세월동안 시간을 잃은 것처럼 과거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채 존재하고 있기에, 전 세계인들은 이곳을 찾습니다. 언제까지나 변하지 않고 지금 이 모습 그대로일 것 같은 파리지만, 그 시간 속에서 또 그 공간 속에서 파리는 변했고 지금도 많은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미래의 파리의 모습은 어떨까요? 지금 파리 파빌리온 아스날(le Pavillon de l’Arsenal)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REINVENTER.PARIS(다시 창조하는 파리)’를 통해 과거의 낭만을 유지한 채 미래의 모습이 결합된 파리의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 '다시 창조하는 파리'를 만나다
 

  


센느강 옆에 위치한 파빌리온 아스날은 건축과 도시계획에 대한 전시를 하는 전시관입니다. 1988년 개관된 이곳은 건축 역사에 관한 많은 정보와 자료를 만날 수 있어 프랑스 건축학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장소인데요. 올해는 건축관련 종사자들뿐 아니라 파리지앵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질만한 전시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다시 창조하는 파리’라는 테마로 전시된 수 많은 프로젝트들. 이것은 실제 파리의 재건축 프로젝트에 지원한 공모자들의 계획안을 모아놓은 전시인데요. ‘다시 창조하는 파리’는 파리지앵들이 거주하고, 일하고, 즐기는 공간을 시대에 맞게 다시 생각하고 다시 형성하는 도시발전 계획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파리 시장이 선정한 20여 곳을 주제로 내일의 파리를 건설하기 위한 이 공모에 358개의 지원자들이 프로젝트를 내놓았고, 이 중 우리가 꿈꾸는 미래의 파리를 성공적으로 그려낸 74개의 프로젝트가 마지막 결승에 올랐는데요. 이번 전시는 결승자들의 프로젝트 뿐 아니라 공모전에 지원한 모든 프로젝트를 대중에 공개함으로서 모든 사람들에게 우리가 살고 있는 파리의 미래의 모습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했습니다.


■ 미래의 파리지앵의 삶의 공간 
 

  


건축뿐 아니라 다양한 직업과 분야의 사람들까지 고려하여 디자인한 파리의 모습을 보면 단순히 건물을 예쁘게 다시 짓고 꾸미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생활하고 발전해나갈 우리들의 모습을 상세하게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느껴지는데요. 도시가 발전할수록 적어지는 자연에 대한 그리움 때문일까요. 많은 프로젝트에서 건물과 자연이 결합된 친환경적 계획안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나아가 유머러스함까지 느껴지는 참가자들의 프로젝트를 관람하다 보면 단순한 재건축의 틀을 넘어 미래의 파리지앵들의 삶의 공간을 간접적으로 느끼고 체험해 볼 수 있습니다.




내가 사는 공간, 당신이 사는 공간, 그리고 우리가 사는 공간. 이렇듯 공간은 개인적이면서도 또한 집단적이고 사회적인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는 파리의 미래의 모습도 단지 한 도시의 모습이 아닌 바로 우리가 살아갈 모습의 한 단면이 아닐까요.   




- 파리 통신원 임현정




현대인들에게 기록이라는 관념은 펜과 종이 대신, 사진이란 매체를 통하는 것이 더 일상적일 것입니다. 카메라가 발명된 지는 200년, 있는 그대로를 담아내는 충격적인 기계에서 어느덧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흔한 도구가 되어버렸지만, 아직도 그 매력은 사그라지기보다 시간이 갈수록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1862년 프랑스 법정에서 사진이 예술로 인정받기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세계적인 사진작가들을 수 없이 배출해내고 있는데요. 그중 한 사람을 뽑으라면 언제나 앞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진작가가 있습니다. 세기를 다룬 작가가 칭송받는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명성만큼이나 눈에 익은 그의 작업들을 실제로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퐁피두 센터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을 조명하다



2014년 봄. 20도에 다다른 파리 날씨는 예년보다 빠르게 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겨울 동안 한껏 움츠린 몸을 기지개를 펴듯 파리의 전시장들에서도 새로운 전시를 알리는 포스터를 쉽게 만나볼 수 있게 됐습니다. 그중 가장 방대한 전시량을 자랑하는 퐁피두 현대 미술관은 이번 봄,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을 그 주인공으로 선택됐습니다.


500점이 넘는 그의 방대한 사진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연대기별로 그의 삶과 예술작품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그의 삶 전체를 다루는 대규모의 회고전은 처음이기 때문에 처음 그의 작품을 접하는 사람뿐 아니라 그의 작품을 다른 전시장에서 미리 만나보았던 사람 모두에게 매력적인 전시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쉽게 만나볼 수 없었던 그의 보도 사진 자료, 잡지, 비디오 등 그가 작업했던 분야의 작품들이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어 다양한 각도에서 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기록한다’



회화로 시작한 그의 예술 세계는 조그마한 레이카 사진기를 손에 잡은 순간 사진을 통하여 힘껏 날개를 달아 도약하였습니다. 그는 일생 동안 하나의 사진 스타일에 정착하기보다는 초현실파 작가들과 교류하면서 형상에 집착했던 사진부터 인물 사진, 기록 사진 등 그가 살아온 세월의 흐름에 따라 그 방향을 바꾸어가며 다양하게 활동하였습니다.

세계대전이 끝난 뒤 그가 창시한 자유 사진가 집단인 “매그넘”은 지금까지도 ‘세상을 있는 그대로 기록한다’는 그의 신념을 바탕으로 세계의 뛰어난 저널리즘 포토그래퍼들의 활동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1908년에 태어나 2004년에 세상을 떠난, 한 시대를 살아온 만큼, 그 세월 동안 삶의 순간을 사진으로 남겼던 까닭에 이번 그의 회고전은 예술가의 작품을 넘어서 한 시대의 기록을 볼 수 있는 전시입니다.


사진이 대중화된 지 어느덧 100년이 넘은 이 시점에도 사진은 아직까지도 예술 분야의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경계와 예술과 기록의 경계에서 그 논쟁은 끊임없으나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그럴수록 사진은 예술 안에서 더욱 주목받고 그 영역을 발전시켜 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Photographier c’est mettre sur la même ligne de mire la tête, l’oeil et le coeur -사진작가는 머리와 눈 그리고 가슴을 동일한 연장선상에 두어야 한다." 라는 그의 말처럼 시간이 지나고 기준과 관념이 바뀐다 하더라도 예술가의 진심(혼)이 담긴 사진은 그의 작품처럼 언제나 존경받고 사랑받을 것입니다.

인물탐구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편 보러 가기: http://louisien.com/302

-파리통신원 임현정


다시 12월이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올해에도 파리에는 12월을 더욱 화려하게 빛내 줄 조명 장식들이 파리를 찾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습니다. 날씨는 점점 추워지지만, 그 날씨를 보란 듯이 더 환히 그래서 더 따뜻하게 빛나고 있는 연말 장식들은 올해도 어김없이 연말이 찾아왔음을 알리고 있습니다.

동심을 반짝이는 쇼윈도



12월, 파리 곳곳은 경쟁이 시작됩니다. 파리의 골목 구석 구석마다 가게의 쇼윈도마다, 그리고 빼곡히 도시를 채우고 있는 가정집마다 마지막 달을 맞이하는 즐거운 경쟁을 합니다. 행인들의 발걸음을 즐겁게 만들고, 자신의 가게를 지나치는 고객들의 눈에 행복을 담아주며 자신의 집에 찾아올 방문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 주기 위한 화려한 빛의 장식들은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닌 당신과 나누기 위한 경쟁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아름다운 경쟁들은 하나둘씩 모여 파리를 가장 아름다운 연말의 도시로 만들고 있습니다.


그 화려함에 가장 으뜸으로 손꼽히고 있는 백화점 쇼윈도 장식은 약 50년 전 라파예트 백화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지나가는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고자 곰 인형, 산타 등 동심을 일깨우는 장난감으로 가득 채운 쇼윈도 장식은 세월을 거쳐 지금의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탈바꿈하였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기다리는 어린이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자 시작된 크리스마스 쇼윈도 장식이지만 지금의 라파예트 쇼윈도 디스플레이스는 세계에서 최고라는 찬사를 받게 해 준 하나의 계기이기도 합니다. 세월이 지나고 그 장식은 더욱 화려해졌지만, 동심이란 주제는 시간이 흘러도 매년 변하지 않고 지켜지고 있습니다. 일 년 내내 시크한 패션 디스플레이로 어른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파리의 유명 백화점들의 쇼윈도는 12월 한 달 만큼은 동심으로 돌아가 가장 순수한 환상을 이끌어 줄 장식들을 선사합니다.

Fantastique Paris



올해 라파예트 백화점은 영화 ‘미녀와 야수’에서 모티브를 얻은 장식들을 선보였습니다. 미녀와 야수의 첫 대목인 ‘Il etait une fois (옛날 옛적에)’라는 주제로 꾸며진 이번 쇼윈도는 가장 순수하고 동화적인 감성으로 돌아간 장식들로 꾸며져 사람들의 발걸음을 잡아두고 있습니다. 그 옆 나란히 자리하고 있는 프렝탕 백화점은 한 패션 브랜드와 협업하여 ‘Joyeuse Obsession (즐거운 망상)’ 이란 주제 아래 곰 인형들의 환상적인 축제의 모습을 재현해냈습니다.


유명 백화점의 쇼윈도는 오랫동안 파리를 대표하는 연말장식으로 손꼽히고 있지만, 사람들을 환상으로 이끄는 진정한 연말 장식은 파리 시내 곳곳에 숨어있습니다. 파리는 구마다 자신들의 지역을 위해 다양한 연말 장식을 준비하는데요. 파리의 골목 하나하나를 지날 때마다 서로 다른 연말 장식으로 가득 채워져 있어 거리를 걷다 보면 동화 속 한 장면의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올해 방돔광장의 순백색의 회전목마는 크리스마스트리와 더불어 가장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기쁨의 한 해였고, 또 누군가에는 우여곡절이 많은 한 해였을 2013년. 어떤 해였든간에 그 열두 달은 이미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이 되어 ‘추억’이란 세월 속에 그 마지막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매년 반복되는 연말이지만 매년 그 순간이 설레고 기다려지는 것은 우리가 12월이란 마지막, 그리고 새로운 시작에 ‘희망’을 품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마지막’ 그 화려한 순간에 그리고 새로운 희망을 더욱 밝혀 줄 12월 파리의 따뜻한 빛의 향연은 그렇게 우리를 환하게 응원하고 있습니다.
-파리통신원 임현정
우리는 지난 한 세기 동안 도시적 빛의 세련됨과 초속을 다투는 속도의 대결 구도에 반해서 빠르게 돌아가는 회색 도시 속에 우리를 맡긴 채 살아왔습니다.  흙보다는 아스팔트에 어울리는 하이힐을 신고 편리함으로 도배된 아파트에 살면서 바쁘게 하루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패스트 패션은 어쩌면 소비자가 원하는 형태가 아닌 이 사회가 요구하는 형태의 소비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조금씩 우리는 다른 변화를 요구하고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반복되는 무채색 빛에 지쳐버린 지금 시대에 ‘녹색혁명’이 조금씩 일어나고 있습니다. 건축을 비롯해 모든 문화, 생활 부분에 녹색혁명, 즉 지속 가능한 형태의 변화를 필요로 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또한 이 것은 이미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의 옷장 속에도 예외 없이 찾아왔습니다. 변화된 패션은 우리 모두에게 착해지라고 속삭이고 있습니다. ‘윤리적인 패션’, 당신이 패셔니스타라면 지금 이 단어에 주목해야 합니다. 지금 파리는 ‘윤리적 패션쇼’를 통해 당신이 주목해야 할,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패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Ethical Fashion Show Paris 2012

긴 여름을 끝낸 파리가 선택한 첫 번째 주제는 ‘윤리적(지속 가능한) 패션’입니다. 루브르 궁 한쪽에 위치해 있는 파리의 대표적 전시 공간인 까후셀 뒤 루브르에서는 ‘윤리적 패션쇼 (Ethical Fashion Show)’를 선두로2012/2013 시즌을 시작을 알렸는데요. 현재 ‘윤리적 패션쇼’는 파리뿐 아니라 패션을 대표하는 여러 도시에서 다양한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런던에서는 ‘에스테티카’란 명칭으로, 벤쿠버에서는 ‘에코 패션위크’로 그리고 뉴욕에서는 매년 패션위크 행사 때 윤리적 패션을 추구하는 브랜드의 패션쇼가 열림으로서, 윤리적 패션이 현재의 화두임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2004년을 시작으로 올해로 9회째를 맞는 파리의 윤리적 패션쇼는 역사는 짦지만 다른 도시와 달리 박람회와 패션쇼를 동시에 진행시키고, 패션위크 기간과는 별개로 독립적으로 운영함으로서 좀 더 많은 정보를 알리고 효율성을 높인 행사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윤리적 패션쇼는 6가지 원칙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오가닉 원단 (Organic Fabrics), 자연주의 원단(Natural Fabrics), 재활용(Recycling), 사회적 프로젝트(Social Projects), 공정거래무역(Fair Trade) 그리고 전문기술(Know-How)이라는 큰 틀 안에서 미래의 패션을 제시하는데요. 앞선 세 가지가 우리가 지금까지 흔히 생각하는 환경을 위한 단편적인 대안이라면, 나머지 세 가지 제안을 통해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미래의 사회적 대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미래지향 윤리프로젝트

패션쇼 행사장의 대부분 부스에서는 사회적 프로젝트를 통해 생산된 제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특히 기존 디자이너가 디자인을 맡고 나머지 공정은 제 3국의 공예 장인들과의 협력작업을 통해 탄생한 제품들이 있는데요. 이런 이상적인 형태의 프로젝트는 공정무역과 현지 문화의 보존 그리고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대량생산의 제품에서는 볼 수 없는 저렴하면서 퀄리티 있는 제품을 소장할 수 있는 시장의 형성이라는 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패션은 지루하다’라는 편견을 깨고 다양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만나볼 수 있는 것이 이 패션쇼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공기 중 ph농도에 따라 옷의 색이 변하는 신소재나 자연적으로 죽은 나비의 날개를 채집해 만든 주얼리 등과 같이 다양한 소재와 재료의 발견 또한 관람객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착한 가치만을 추구하는 것은 지루함을 쉽게 느끼는 패셔니스타에게는 그 의미를 쉽게 잃어버린다는 것을 패션계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착한 가치를 통한 훌륭한 디자인이 패션의 미래를 책임질 키워드라는 것을 그들은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증명해 보이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앞으로 더욱 많은 곳에서 참된 이상향을 그려가기를 기대해봅니다.

파리통신원-임현정

프랑스 사실주의 작가인 ‘모파상’이 에펠탑을 끔찍이도 싫어해 그 모습을 보지 않기 위해 에펠탑에 있는 레스토랑을 자주 찾았다는 일화는 파리를 여행 오는 사람들은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음직한 이야기 거리가 됐습니다. 에펠탑이 완공된 당시 많은 예술가들과 철학자들은 그 모습을 대부분 싫어했다고 하는데요. 그렇다 한들 100년이 훌쩍 지난 지금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아이콘이 되었으니 그 외형은 세기가 지나고 그대로이지만 에펠탑을 바라보는 미학적 태도는 많이 변화되었습니다.


만국박람회와 에펠탑

에펠탑은 1989년 ‘만국박람회’를 기념하기 위해 지어졌습니다. 실제로 주인공은 ‘만국박람회’였고 ‘에펠탑’은 그 행사를 더 돋보이게 보여주기 위한 부수적인 조형물에 지나지 않았는데요. 지금은 대규모 미술전시나 아트페어가 이루어지는 그헝빨레와 쁘띠빨레 역시 당시 ‘만국박람회’를 위해서 지어진 건축물 이였습니다. 자기 지역을 평생 한 번 떠나보기도 힘들었던 그 시절에 세계 풍물과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한 곳에 모아놓았던 ‘만국박람회’. 파리지앵들에게 얼마나 설레고 놀라운 체험을 선사하였을 지 상상이 되시나요?


150년이 넘는 전통

한 세기가 지났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파리 국제 박람회 (Foire de Paris)’가 열렸습니다. 1855년에 시작된 ‘만국 박람회(l’Exposition Universelle)’는 좀 더 폭 넓고 다양한 분야의 물건들과 산업주의와 더불어 발전하는 신 기술을 발표할 수 있는 박람회로 그 영역을 넓히기 위해 1904년부터 그 이름은 ‘파리 국제 박람회(foire de paris)’로 바꾸어 매년 그 행사를 지속시켜왔고 올해로 108회째를 맞이하였는데요.  이 행사는 매년 파리 서남쪽에 위치한 포흑뜨 드 베르사유 전시장에서 열리는데 이 곳은 해를 더할수록 점점 규모가 커지는 박람회를 위하여 1923년에 지어졌고 지금까지 그 장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5월의 2주 동안 자리했던 올해의 행사는 3400개의 업체가 참가하였으며 약 62만 명의 관람객들이 찾아왔는데요. 파리지앵의 1/4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이 곳 행사장을 찾은 것에 해당하는 숫자입니다. 거주, 여가, 세계문화라는 큰 테마 속에 17개의 각기 다른 분야의 박람회가 ‘파리 국제 박람회’라는 이름으로 한 자리에 자리했는데요. 이 곳에서는 건축 자재부터 자동차, 수영장 등 다소 값이 나가는 제품부터 청소기, 냄비, 가구, 화장품, 악세서리 같은 소소한 일상 용품까지 전 세계 다양한 업체의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파리 국제 박람회의 매력

이렇듯 한 자리에서 필요한 다양한 세계의 물품을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시민들이 이 행사장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가격의 경쟁력 때문인데요. 대부분의 업체들은 실제 소비자 가격의 15%이상을 싸게 팔고 있어서 파리지앵들에게는 구경도 하고 원하는 물건도 싸게 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또한 다양한 나라, 장르의 야외 공연이 행사 기간 내내 구성되어 있어 관람객들은 마치 야외에서 도시락을 먹거나 공연도 보면서 춤도 추며 피크닉을 나온 듯하게 이 행사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Foire de paris’의 ‘foire’는 프랑스어로 정기적으로 열리는 ‘시장’, 또는 ‘축제’,’잔치’란 뜻을 가지고 있는데요. 파리에서 가장 큰 매년 정기적으로 열리는 시장인 이 곳, ‘파리 국제 박람회’을 찾아온다면 파리 속에 세계의 축제 같은 공간을 체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파리통신원-임현정

봄은 짧기에 더욱 아름다운 것일까요? 공식적으로 봄은 4,5,6월을 포함한 3달 남짓의 기간을 말하고 있지만 꽃샘추위와 일찍 다가와버리는 더위 때문에 온전한 봄 날씨를 즐길 수 있는 날을 그리 길지 않은 것이 현실인데요. 이 곳 파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주 변덕을 부리는 날씨와 6월이 다가오기 전에 일찍 찾아와버리는 강한 햇살과 무더위는 따뜻한 봄 날씨를 시샘하는 듯하게 느껴집니다.


파리지앵들의 쉼터

최근 파리지앵들은 일년 중 가장 아름다운 봄의 기간을 즐기고 있습니다. 봉우리 지었던 꽃들은 활짝 피어나고 햇살은 기분 좋은 정도로 내리쬐며 산들 바람은 귓가를 간지럽힙니다. ‘피크닉’을 사랑하는 프랑스인에게 더 없이 좋은 날씨이지요. 이토록 여유로운 휴가를 가진 프랑스인들이지만 대도시에 사는 파리지앵 들은 다른 지방도시 사람들에 비해 바쁘고 빡빡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어느 도시인들처럼 말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피크닉’을 포기할 파리지앵은 아닙니다. 파리의 동, 서쪽에 각각 위치한 커다란 도시 속 숲은 파리를 떠나지 않고서도 자연을 충만이 느끼게 해주는 파리지앵들의 소중한 쉼터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파리의 폐’라고 불리며 좌심실, 우심방 역할을 하는 파리 속 숲, 보아드 불로뉴 (Bois de Boulogne), 그리고 방센 (Vincennes). 많은 관광객들이 파리의 중심에 자리잡은 튈릴리 공원이나 뤽상 부르그 공원에서 잠깐의 휴식을 즐기고 있다면 파리지앵들은 주말의 여유를 찾아 파리의 동, 서쪽에 대칭으로 위치한 이 두 개의 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귀족들의 사냥터였던 불로뉴 숲

에펠 탑에서 약 5키로 근방에 자리잡은 불로뉴 숲은 원래 왕가의 사냥터였던 곳입니다. 나폴레옹 3세 때부터 산책지로 이용이 되었으며 1852년부터 파리시가 관리함에 따라 시민들의 휴식처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루이 16세 때 지어 진 유서 깊은 롱샴 경기장을 비롯해 프랑스 오픈 테니스 경기장이 불로뉴 숲 한 편에 자리하고 있는데요. 귀족들의 경마경기나 테니스 경기 등이 주로 이루어졌던 과거 때문일까요. 이 숲은 이제 모든 시민들이 이용하는 평범한 공원이지만 이 숲 주변은 파리의 고급 주택가와 레스토랑들이 자리잡고 있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중세의 성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방센 숲

방센 숲은 그 규모가 300만평에 달하는 파리에서 가장 큰 자연공원입니다. 이 면적은 뉴욕 센트럴 파크의 3배 크기이며 여의도 면적보다도 큰 크기입니다. 이 숲의 입구에는 14세기에 지어진 중세의 방센 성이 자리잡고 있어 역사와 문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숲 안에는 파리에서 가장 큰 동물원과 야구 경기장, 소프트볼 경기장, 테니스장, 승마 길 등이 위치하고 있어 많은 시민들이 주말 스포츠를 즐기러 이 곳을 찾습니다.

‘파리의 폐’의 역할을 하는 이 두 곳의 숲에는 공통적으로 넓은 녹지와 연못, 자그마한 섬, 폭포, 자연 그대로의 숲길 등이 내제하고 있습니다. 파리 시 안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대중교통으로 쉽게 방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파리지앵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아침에는 조깅과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점심때는 피크닉을 하러 온 사람들이 잔디밭을 가득 채웁니다. 해가 길어 진 오후에는 벌써부터 수영복 차림으로 선탠을 즐기는 사람들이 봄의 햇살을 반갑게 맞이합니다. 연인들은 호수에 띄워진 배를 빌려 로맨스를 즐기고 집안에서 답답했을 파리지앵들의 애완동물들도 주인과 함께 이 곳을 나와 산책을 즐깁니다. 이 곳에서 파리지앵들이 꾸밈없이 봄을 즐기는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습니다.

사실 파리는 곳 곳에 공원이 많아 녹지를 쉽게 찾을 수 있는 도시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이 중세의 건물과 같이 조성되어 있거나 인공적으로 꾸며져 있어서 비록 그 모습이 아름답기는 하나 관광객이 아닌 파리지앵 들에게는 그저 도시의 많은 관광지의 일부분으로 느껴지곤 합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불로뉴 숲과 방센 숲은 도시 속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파리지앵의 가장 큰 쉼터로 자리잡아 오랜 시간을 거슬러 변함없이 사랑 받고 있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다 그 모습을 달리하지만 바로 다가온 봄, 만개한 꽃과 함께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파리지앵 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습니다.

파리통신원-임현정

몽마르뜨 언덕이란 단어를 앞에 두고 사람들은 주저하지 않고 ‘예술’ 또는 ‘예술가’라는 단어를 연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곳은 19세기 예술가들의 삶의 터전이 되었던 공간이었습니다. 작은 다락방을 삶의 공간이자 아뜰리에 삼아 작품을 창조해내고, 삶의 고충을 까만 밤에 가장 밝은 곳인 카바레에서 술 한잔과 함께 삼켜버렸죠. 이제 그 곳에는 예술가는 떠나고 그 자리는 수많은 관광객이 채우고 있지만 아직도 사람들은 ‘예술’의 흔적을 찾으러 많은 이들이 찾고 있는데요. 사실 그 옛날 몽마르뜨에 예술가가 모인 이유는 그 곳이 평지로 이루어진 파리 시내에서 언덕으로 인해 집값이 쌌기 때문입니다. 물가가 싸다는 이유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예술가들이 모였지만, 모순적으로 그들 때문에 그 지역이 유명해지면서 물가가 오르고 그 지역은 활성화되었습니다. 파리의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 중에 하나인 퐁피두센터도 1970년 당시 버려진 공간이었습니다. 그 곳은 유흥시설이 모여있고 시장에서 나오는 쓰레기 때문에 비위생적인 지역이란 인식을 가지고 있었지요. 하지만 그 곳에 현대예술을 대표하면서 파리지앵들이 사랑하는 장소로 바뀌었습니다.


버려진 공간의 재발견

파리 19구. 다소 소외된 지역으로 느껴지는 풍경을 등에 지고 철길을 따라 걷다 보면 고풍스럽지만 또한 현대적 느낌이 가미된 의외의 공간을 맞이하게 됩니다. 바로 제 2의 퐁피두센터의 가능성을 지닌 새로운 문화공간인 104(centquatre)인데요. 유명한 사람의 이름을 건물에 붙이는 것을 좋아하는 프랑스에서 104라는 이름자체가 어떠한 이유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게 만들지만 오히려 이유는 간단합니다. 104는 이 곳의 주소 번지수입니다. 과거 19세기 장례식장 이였던 이 건물은 1997년에 문을 닫은 뒤 방치 되어 있던 공간 이였는데요. 철길 옆 버려졌던 이 공간은 2000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고 재건 공사를 거쳐 2008년 종합문화공간으로 새로운 시작을 알렸습니다.


특별한 공간 104(centquatre)

아치형을 이루고 있는 건물 104는 옛 모습 그대로 재건된 외벽도 아름답지만 내부의 공간 또한 인상적입니다. 기본적으로 뻥 뚫린 공간이 하나의 길을 형성 해 건물의 끝에서 끝을 가로지르고 있어서 그 자체로 ‘열려있다’는 느낌을 선사하는데요. 이 길이 건물의 양 끝 두 문을 마주보고 있어서 방문자들은 길을 지나치는 것처럼 자유롭게 이 공간을 방문할 수 있습니다. 이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대중들과 예술의 경계는 허물어져야 하고 자연스럽게 행해져야 한다’는 104의 이념을 공간 속에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대중과 함께 교감하는 그 곳

39.000미터 까레에 해당하는 이 공간은 단순한 전시공간이 아닙니다. 이 안에는 전시 공간뿐 아니라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통해 상주해있는 아티스트들의 아뜰리에, 공연장, 서점, 중고 물품을 파는 가게, 레스토랑, 어린이 놀이 공간 등 문화에 관한 다양한 콘텐츠를 흡수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요. 굳이 전시회를 관람하거나 아티스트의 아뜰리에를 방문하지 않더라도 중간에 쭉 뻗어있는 길을 따라 걷다 보면 공간 구석 구석마다 춤을 연습하거나 퍼포먼스를 하는 사람들과 설치되어 있는 작품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인상적 이였던 것은 19구에 사는 지역주민을 위한 프로그램이 많이 형성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모든 것들이 104가 추구하는 예술의 대중화,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되는 지역발전의 재활성화에 한 부분인 것이지요.
예술을 지역주민, 더 넓게 대중과 같이 공존하는 방법을 통해 지역이 발전하고 사회가 발전하는 길을 찾는 프랑스. 버려진 공간을 이용하여 그 들의 예술품을 제작하는 예술가들을 골치거리로 치부하기 보다는 받아들이고 끌어안아 문제를 해결하는 프랑스의 정책을 보고 있노라면 세계인들을 파리로 끌어들이는 건 도시 그 자체가 아닌 그들의 예술정신이 아닐까 싶습니다.

파리통신원-임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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